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같은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의 비용절감은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대다수 기업도 앞다퉈 비용절감 노력을 하지만 시작부터 막막한 경우가 많다. 현장 실무자들은 여러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뒤엉킨 실타래의 끄트머리를 찾는 것보다 어렵다고 얘기한다. 결국 비용절감 활동은 이면지 쓰기, 전기 절감, 무차별적인 예산 삭감 같은 뻔한 활동에 그치고 그 가운데 경영진과 직원 간 이해상충, 업무 과중에 따른 사기 저하, 부서 간 알력으로 기대했던 절감은 고사하고 인력과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내 비용절감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고대 그리스 왕인 고르디우스는 신에게 마차를 바치며 기둥에 묶은 마차의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를 정복하는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매듭을 풀려했으나 실패한다. 결국 알렉산더 대왕이 이 매듭을 단칼에 잘라내 풀어버리는데 이런 자세가 비용 절감에도 필요하다.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의사결정권자의 과단성 있는 의지와 기존 관점에서 벗어난 생각과 실행력이 그것이다. 비용 절감 매듭을 풀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끊어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경기도 소재 A사는 올해 초 3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했으나 미흡한 성과를 거뒀다. CEO를 포함한 임직원 간 공감대 형성 부족, 부서 이기주의로 컨설팅 기간 내내 갈등이 계속됐다. 담당 임원의 결정도 더뎠고 업무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과감한 결단이 없다보니 많은 노력에도 성과는 없고 직원 피로도만 가중되는 이중고만 겪은 셈이다.